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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스타트업 창업에 대한 개발자의 이야기

Holic 2021. 5. 11.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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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는 창업의 시작

 

대기업이 아니고선 완벽한 창업은 없습니다. 또, 돈이 없어서 창업을 못한다는 것도 다 옛말입니다. 일부 업종은 예외지만, 창업을 위한 플랫폼이나 정부 관련 정책도 잘 되어 있습니다. 아이디어만 있다면 프로토타입 제작비는 물론이고 마케팅비까지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창업에 관한 글은 이미 많기에 창업자의 관점이 아닌 개발자의 관점으로 스타트업 창업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개발자는 팀빌딩에 필수

 

대부분의 스타트업을 살펴보면, CEO의 80~90%는 비개발자입니다. 기술기반형의 비즈니스 모델이 대부분인 스타트업에 초기 멤버로 CTO가 없다면 창업이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외주 개발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극히 제한적이고 비즈니스 메인 모델을 외주 개발로 하는 것 자체를 비추천합니다. 스타트업 창업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위한 것이고, 이걸 한 번의 개발로 찾을 수 있는 행운은 거의 없습니다. 팀빌딩에 개발자가 필수인만큼, 비개발자인 CEO는 CTO와 개발자의 역할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CTO는 기술의 총괄 책임자이자 설계자입니다. 어떤 식당을 오픈하는데 필요한 설계도와 적절한 기술을 배치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CTO입니다. 일부 시니어 개발자들 중에서 CTO 역할도 수행하는 능력자도 있습니다.

그럼 CTO는 개발을 해야 할까요? 네, 필요하다면 해야 합니다. 할 사람이 없거나, 기술력이 부족하거나 하는 경우에는 해야겠지만, 개발팀이 있으면 하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전쟁으로 비유하자면 사령관이 소총을 만들거나 소총을 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적절한 팀빌딩

 

투자와 비즈니스 모델 검증도 중요하지만 팀빌딩도 중요도로 치면 뒤지지가 않습니다. 그럼 개발자의 적절한 합류 시점은 언제일까요? 비즈니스 모델의 1차 시장검증이 끝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로토타입으로 검증을 받았거나 충분한 시장조사로 검증이 끝난 시점입니다. 후자의 경우에는 개발자가 합류하여 프로토타입을 만들어야 할 거고, 그 이후로는 전자와 같이 끊임없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가는 겁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이상적인 팀빌딩은 엔드유저인 사용자와 끊임없는 소통을 위한 마케터와 요구사항을 정리해서 모델을 설계하는 기획자, 사용자에게 서비스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개발자까지 포함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개발자 혼자서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다면 팀 빌딩에 좀 더 유리합니다. 팀빌딩에 소요할 시간을 좀 더 쓸 수 있으니깐요.
사업계획서만으로도 정부지원이나 액셀러레이터에게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시대이니 투자 라운드는 예외로 하겠습니다.

변변찮은 실력이지만 동업제의나 스카우트 제의가 종종 오긴 하는데, 주관으로 똘똘 뭉친 사업계획서나 스토리보드로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다가오는 창업자도 있었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주관으로 합류한 회사도 있었지만, 열정만으로 안 되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객관화된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 자금으로 창업을 하고, 이론만으로 특허를 냈다고 그것을 비즈니스 검증이 완료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비즈니스 검증은 엔드유저인 사용자에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 커뮤니티

 

만약 엑셀러레이터를 통해 시드투자를 받았거나, 투자자들로부터 멘토링을 받고 있다면 여러 스타트업들과의 네트워킹 기회는 자연스레 찾아옵니다. 하지만 시작이 이와 같지 않다면, 온&오프라인 세미나나 커뮤니티를 찾아야 합니다. 네트워킹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분들도 나와 같은 상황에 놓이고,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같은 고민을 해결한 사람입니다. 어떻게 투자를 받았는지, 어떻게 사람을 채용했는지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또 이러한 커뮤니티를 하다 보면 능력 있는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추천받게 됩니다. 우연찮게 팀빌딩의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능력이 있는지를 판단하려면, 안목이 필요하고 이러한 안목은 스스로 길러지지 않습니다. 만약 이런 활동이 귀찮고, 채용공고만 올리실 계획이라면 돈이 아주 많이 필요할 겁니다.

 


개발을 잘한다는 것

 

개발에 대해 모르다보면, "일을 잘한다"의 기준인 개발을 잘하는 것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기업의 규모나 비즈니스마다 다르겠지만, 스타트업 창업에서는 표준화할 수 있는 기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잘 만드는 것"입니다. 물론 협업과 피드백에 거부감이 없고, 비즈니스 모델을 같이 고민하고, 일정에 맞춰서 기능을 구현하여 서비스하는 것을 포함해서 말한 겁니다. 일부에서는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이 아닌, 본인이 원하는 기능을 주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장조사를 하면 좋겠지만, 시장조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최대한 기능을 단순하고 간단하게 만들어서 서비스하면 됩니다. 시장의 반응을 살펴보면 답이 나옵니다.

 


시장검증과 외주

 

매출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든 것의 전제조건은 시장검증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가는 과정인 만큼, 실제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빨리 파악하고, 빨리 개발해서 서비스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만약 충성심이 높은 사용자라면, 느린 과정을 기다려주겠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는 대체할 수 있는 것을 찾을 겁니다.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서비스하고, 사용자의 반응을 살피고, 분석하고를 반복하는 게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반복적으로 보여 지루하지만, 사실 이것만큼 재미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초기에 시장검증을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외주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시장 검증이 되었다면, 그 데이터를 개발자에게 보여주면 됩니다. 만약 투자를 받은 이후에도 외주로만 검증을 기대한다면, 당장 개발자를 채용하시기를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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